옛 로마가 번성할 수 있었던 이유 중의 하나로 꼽는 것이 ‘길’ 이다. 로마는 이탈리아 반도를 통일하며 수많은 길을 만들었고 주변 동맹국이 생기면 곧바로 길부터 닦았다.

길을 만든 것은 로마 중앙정부의 지원 뿐만 아니라 명문가들의 재정적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또한 로마의 군대, 즉 군인들은 전시에는 전쟁에 참여하지만 평시에는 길을 만들었다. 이를 통해 일자리를 만들었고 내수를 진작 시킬 수 있었다. 명문가들은 도로명에 자신의 이름을 넣어 그들이 명예롭게 생각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을 실천하며 자신들의 명망을 높였다. 군인들은 전쟁이 없어도 미래를 걱정하지 않았다. 길을 만들며 안정적으로 급여를 받았기 때문에 평화로운 시대 또한 받아들였던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길을 통해 경제, 문화, 예술, 사회가 번성했다. 로마 뿐만이 아니다. 또한 동맹국에 내란이나 전쟁이 생기면 곧바로 로마의 전투부대가 출진할 수 있었다. 동맹국들은 로마를 신뢰했고 로마는 길을 통해 보답했다. 로마의 길은 비유하자면 진흙길을 ‘고속도로’로 만든 것이다. 원하는 속도로 원하는 물자와 사람들이 이동할 수 있었기에 로마뿐만 아니라 로마가 닦아놓은 여러 길을 통해 번성할 수 있었다. 이렇듯 길은 단순히 길의 의미만이 아니라 도로의 주변 환경이나 이동하는 많은 것들에 영향을 미친다.

교통이 발전한 곳이 예부터 번성했던 것은 위의 로마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 당연한 결과다. 우리 충북은 사통팔달 교통의 요충지지만 교통 기반은 부족한 게 사실이다.

충북도에서는 올해의 사자성어를 ‘강호대륙’으로 정했다고 한다. 생소한 단어일지 모르겠지만 ‘강호축’의 개발을 통해 충북이 유라시아 대륙으로 뻗어나간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그동안 충북은 갖고 있는 다양한 이점에도 불구하고 국가균형발전에서 소외됐던 것이 사실이다. 앞의 길이나 도로, 철도 등의 교통기반은 그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다. 충북선철도 고속화가 된다면 충북 뿐만 아니라 강원, 충청, 호남을 잇는 강호축이 완성된다. 그동안 경부축 중심으로 개발되며 대립과 갈등, 불평등과 분열로 점철된 대한민ㄱ눅의 역사에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할 것이다.

처음 길을 만들 때만 해도 로마와 주변국들이 번성할 것이라고 누가 예측했을까? 오가는 사람이 많아지고 오가는 자원이 많아져 경제와 문화의 전초기지로서, 충북의 길을 통해 많은 것들이 오가는 풍요로운 미래를 상상한다.

 

이기수 / 충북 SNS서포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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