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날씨를 보면 영화 <인터스텔라>가 떠오른다. 환경오염이 절정에 달한 미래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이 영화는 먹거리가 줄어들고 모래폭풍과 먼지로 숨쉬기 어려워지고 인구가 극도로 줄어드는 불행한 미래를 보여준다. 어렸을 적에 읽었던 환경 관련 서적에도 영화와 비슷한 미래를 그리고 있다. 향후 수 십 년 안에 환경오염이 심각할 것이라는 경고가 있었다. 책에 넣어진 삽화에는 미래 사람들이 방독면을 쓰고 다니고 물과 공기를 사 마시고, 강에서는 심각한 악취가 나고, 도시와 빌딩 에는 뿌연 스모그가 감싼 모습이었다.

설마 우리나라가 이렇게까지 심각해질까라는 걱정은 어른이 되고 보니 정말 현실이 되었다. 어렸을 때만 해도 약수터에서 물을 떠다 마시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어느덧 생수는 보편화되었고 각 가정에는 대부분 정수기를 사용하고 있다. 방독면까지는 아니지만 거리를 걷다보면 심심찮게 마스크를 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고, 봄철에만 찾아오던 미세먼지는 이제 계절을 가리지 않는다. 바다에서 잡힌 물고기 안에는 우리가 무심코 버린 플라스틱이 분해되어 미세 플라틱이 수백, 수 천 만개가 있다고 한다. 안전한 먹거리는 찾기 어렵고, 잠깐 공기라도 쐬려고 밖에 나가는 것도 망설여진다. 안 그래도 답답한데 숨 쉬는 것도 눈치를 봐야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따.

이런 환경오염은 급격한 경제성장과 인간의 이기심 때문에 발생했다. 처음이 아니다. 과거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서울의 70~80년대에는 지독한 스모그에 시달렸다. 자동차 수가 급증했고 가정마다 석유와 연탄으로 난방을 하는 주택이 많아졌고 막 산업화가 시작된 시기였기 때문이다. 지금도 서울에 가면 공기가 좋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 어쩌다 서울 갈 일이 생겨도 곧바로 내려오게 된다. 한국의 수도, 국제적인 허브도시지만 대기의 질을 보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안 좋은 지역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스모그까지는 아니지만 서울시는 대기질을 개선하기 위한 많은 노력들을 하고 있다. 그 원인은 무엇일까 찾아보니 90년대 후반부터 도시가스의 보급을 통해 각 가정에서 배출하던 석유와 연탄의 오염 물질을 줄였다고 한다. 대기질에 있어 환경부 기준보다 한층 강화된 기준을 통해 서울의 대기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한 조례를 만들었다. 행정적인 노력도 아끼지 않았다. 전체 공기 오염원의 80%가 자동차 배기가스인데 그중에서도 경유를 연료로 쓰는 시내버스가 승용차 50대분의 오염물질을 뿜는다고 한다. 서울시에서는 오염물질이 적은 천연가스를 사용하는 버스로 교체했다. 먼지발생을 줄이기 위해 물 청소차량도 늘리는 등 적극적으로 대처했다.

맑고 깨끗한 도시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는 충청북도도 미세먼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중국에서 넘어오는 미세먼지나 황사는 각국 정부의 협력과 외교적인 노력으로 풀어야하겠지만 자국 내에서 발생되는 오염원인을 보다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어야겠다. 충북도는 얼마 전 동절기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에 대한 저감대책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경유차의 매연 및 자동차 공회전 특별단속의 실시와 산업분야의 미세먼지 배출 핵심사업장에 대한 점검을 강화한다. 또한 동절기에도 운행이 가능한 분진흡입차로 미세먹지를 억제하고 노면 청소차와 살수차의 운행도 확대한다고 한다.

‘목숨’이라는 단어에 숨을 들이시고 마시는 것을 포함하고 있다. 우리는 후손에게 어떤 자연유산을 남겨야할까. 더 좋아지지 못하더라도 더 나빠지지 않게 하기 위해 개개인마다의 노력도 뒷받침해야 할 것이다. 오늘도 평범하게 숨 쉬고 내 뱉는 것의 소중함을 생각한다.

 

이 기 수 / SNS서포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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