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5년 지어진 충북 청주시청 본관 건물의 존치가 결정되었다. 청주시청사건립특별위원회는 지난 6일 회의를 열어 현 시청사 본관 건물의 역사‧문화적 가치를 인정해 존치 결정을 내렸다고 한다. 이미 문화재청도 시청 본관의 등록문화재 지정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혔기에 예상된 일이었다. 본래 모든 청사 건물을 철거하고 새 청사를 짓는 신축안을 확정했던 안과 건립시기에도 상당한 변경이 불가피해졌다. 1937년 건립된 충북도청을 포함하여 대부분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국내 근현대시대 건물과 달리 청주 시청사는 해방이후인 1965년에 우리 손으로 지은 건축물이기에 의미가 남다르다.

청주시에는 동부창고, 연초제조창 등 도시재생 사업이 완료되었거나 진행 중인 건물이 더러있다. 동부창고는 시민들의 문화공간이자 공연연습 공간으로, 연초제조창은 국립현대미술관 수장고로 탈바꿈한다. 청주시청사의 존치도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다. 도시재생은 세계적인 트렌드기 때문이다. 세계의 여러 나라들은 오래된 공간들을 ‘철거’하기보다 ‘재생’을 하는 건축 업사이클링을 진행하고 있다.

스위스에 있는 프라이틱 본사는 화물용 컨테이너 박스를 높이 쌓은 건물을 통해 슬럼가였던 공장지대를 도시의 상징으로 변화시켰다. 독일 뒤스브르크 환경공원은 본래 제철소였던 곳을 테마공원으로 탈바꿈시킨 곳이다. 1985년 폐쇄된 180헥타르라는 어마어마한 크기의 산업공간을 자연과 철강 구조물이 어우러진 멋진 공간으로 재탄생 시켰다. 폐허로 남았던 기존의 철강구조물은 다양한 용도로 쓰이고 있다. 외벽과 굴뚝은 암벽등반 코스로, 연료수송관은 미끄럼틀로 만들었다. 구조물 자체에 미디어 아트를 이용해 공간 자체가 예술이 되었다. 이 곳만의 유니크한 느낌 때문에 많은 이들이 찾는 공원으로 변신할 수 있었던 것이다.

성공적인 도시재생 프로젝트 사례인 뉴욕의 ‘하이라인파크’는 버려진 기차역을 개조한 곳이다. 원래 기차가 다니던 길이었지만 1980년대 이후 사용하지 않던 폐철로를 활용한 공원으로 일반 공원과는 다르게 고층빌딩이 밀집된 공간에서 옥상 정원 같은 느낌을 준다. 이 공원의 첼시마켓 또한 유명하다. 폐허가 됐던 과자공장을 쇼핑몰로 만들어 뉴욕 최고의 관광지로 거듭났기 때문이다. 다양한 식품업체들이 입점하였고 뉴욕에서만 볼 수 있는 색다른 공간이 만들어졌다. 오래 전 사용하던 인테리어와 장식은 이곳을 찾는 사람들만이 누리는 즐거움 중 하나다.

도시재생을 이루는 근간은 ‘역사성’이다. 과거의 흔적을 지우는 것이 아니라 보존을 하되 새로운 것으로 창조하는 것이다. 철거와 재개발로 점철된 우리나라의 건축사에서 도시재생은 상당한 의미를 지닌다. 새로 짓는 대신 기능이나 디자인 등에 새로운 가치를 불어넣어 낙후된 도시에 생명을 불어넣는 것이다. 과거의 산업기반이 사라져 폐허가 된 도시에 예술과 문화로 재창조하는 것이다. 청주 시청사의 존치도 도시재생의 측면에서 단순히 건축물의 존치가 아니라 공간의 안과 밖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여는 관문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 기 수  / 충북 SNS 서포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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