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문화재라고 하면 국보나 보물을 떠올리지만 역사적으로 중요한 사건이나 시설의 자취가 있는 ‘사적’이나 경치가 좋기로 이름난 곳인 ‘명승’, 그 밖에 천연기념물, 국가민속문화재, 국가무형문화재, 시도유형문화재, 등록문화재, 문화재자료 등 다양하게 분류되고 있다. 안타까운 점은 앞서 언급된 국보나 보물 외에는 우리가 모르는 문화재가 많다는 것이다.

우리 충북에는 근대문화유산 가운데 보존 및 활용을 위한 가치가 커 지정된 등록문화재가 많다. 등록문화재란 개화기부터 6‧25전쟁 전후의 기간에 건설‧제작 된 시설물이나 역사유적 등을 말하는데 글을 쓰기 위해 찾아보니 충북에는 유독 비행기와 관련된 등록문화재가 많다. 아마도 충북 청주에 공군사관학교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먼저 소개할 등록문화재는 등록문화재 제667호로 지정된 ‘국민성금 헌납기(T6-건국기)다. 현재 공군사관학교 內 공군박물관에 있는 문화재다. T-6건국기는 1935년 설계 제작된 훈련기로 최소한의 대지공격능력을 부여한 모델이다. 1950년 5월 도입하여 6‧25전쟁 초기에 폭격 작전에 투입되었으며 정찰, 대지공격, 조종사 훈련용으로 운용되었다고 한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1950년 5월 당시에 30만 달러의 국민성금으로 캐나다에서 T-6 10대를 도입하였는데 그 중 하나다. 전국적인 모금운동을 통하여 국민들의 성금으로 구입한 항공기라는 역사적 의미를 지닌다. 자주국방을 위해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걷은 성금을 통해 구입했다는 것이 등록문화재로서 지정될 가치를 지녔다.

등록문화재 제462호로 지정된 ‘대한민국 최초 항공기(L-4연락기)’도 있다. 1940년대 미국에서 생산되어 제2차 세계대전 중 미 육군이 사용하던 2인승 연락용 경비행기다. 1948년 대한민국 공군의 전신인 육군항공대가 미군으로부터 인수한 10대 중 1대로 우리나라 공군이 보유한 최초의 항공기라는 의미를 지닌다. 6‧25 전쟁 초기 후방석의 관측사가 폭탄을 품에 안고 출격‧투척하는 희생으로 적에게 큰 피해를 입혔다고 한다. 지리산 공비 토벌작전에서 공중지원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도 했다. 이후 조종사 양성과 정비사 교육에 사용되다 퇴역했다.

등록문화재 제666호로 지정된 ‘대한민국 최초 운용 전투기(F-51D무스탕)’는 한국전쟁 발발 후 우리 공군이 미국으로부터 인수해 최초로 운용한 전투기다. 전쟁기간 동안 공군의 주력기로서 여러 작전에 투입되었으며 전투기를 통해 항공기 운용기술, 조종사 훈련 등에 활용되어 우리나라 공군력 근대화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고 전해진다.

지금까지 소개한 비행기는 모두 외국에서 도입한 비행기였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 자체적으로 만든 비행기는 없을까? 등록문화재 제411호로 지정된 ‘국산 1호 항공기 부활’이 있다. 1953년 공군이 국내 최초로 자체 설계, 제작한 소형 동력항공기로 한국전쟁으로 피폐한 국민의 자존심 회복을 위해 이승만 대통령이 부활이라는 친필 휘호를 하사했다고 한다.

비행기의 도입과 역사를 통해 우리 공군의 발자취와 역사를 엿보게 되었다. 국민의 성금으로 도입한 비행기, 최초로 운용된 전투기, 자체 기술력으로 만든 비행기 등 비행기마다 저마다의 역사가 있다. 문화재를 통해 오늘날 평화의 시대에 접어든 것은 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순국선열이 있었기에 가능했음을 다시 한 번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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