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운기씨 ‘충북사진 80년 우당과 사진인’ 발간
1930년대부터 충북 역사 담은 사진인 한눈에
“당대 시대상 정리…인류발전 위한 유산” 평가

 

구연길 작가가 찍은 만원버스 창문의 어린이
유명 작가들 초빙 특강(1975년)
삼호사진관 직원가족사진
오정남 작가의 해수욕장의 아빠와 아기
김운기 작가 충북도전 공모전 사진부문 특선작
충북사진80년 책표지
충북사진협회 1974년 첫 모델 촬영
충북사진협회 1974년 첫 모델 촬영
김운기 작가

 

1930년대부터 충북의 역사를 카메라에 담아 기록한 217명의 충북의 사진가들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책이 나왔다.

충북 사진기자 1호인 우당 김운기(82) 작가가 217명의 자료를 '충북사진 80년 우당과 사진인'이란 제목으로 엮어 귀중한 자료로 탄생시켰다.

사진은 곧 '인생이자 운명'이라는 김운기 작가.

김 작가는 9살때 조국이 해방되고 고향을 떠나 38선을 넘어 월남해 청주에 정착하게 됐고 1956년 청주 우체국 앞에 있던 '신라사진관'에서 사진을 배웠다. 이후 그 사진관을 인수해 잠시 경영하다 서울로 옮겼지만 19개월 동안 현상만 유지하다 영업을 접고 군에 입대해 육군통신학교에서 12주 사진교육을 받은 것이 평생 사진을 직업으로 살아오게 된 계기가 됐다.

그는 월남해 고향과 족보를 잃은 가족들을 보며 생각 끝에 5남매를 찍어둔 사진을 모아 김 작가 집만의 독창적 사진족보를 만들었다.

사진을 시작하면서 아이들 자라는 모습을 찍어 보관하고 정리하는 과정에서 사진 역사의 진귀한 자료가 많이 발견돼 그는 생각했다. '그래, 내가 일을 저질러보자. 사진을 오래 찍고 많은 것을 보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동안 나와 함께 했던 많은 사진인들 작품을 한 곳에 모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이 이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217명에 선정된 작가는 우리 고장에 사진문화를 처음 전파한 선구자들부터 사진협회지부를 창설해 발전시키고 오랫동안 활동을 함께했던 작가와 사진교육을 통해 김 작가와 인연이 된 사람들이다. 청주의 첫 사진인인 삼호 사진관 김동근씨부터 현재 활발히 활동하는 사람까지 그들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사진도 담아 실린 사람들에게도 남다른 의미로 다가올 것이다. 고인이 된 분은 그 후손을 직접 만나 인터뷰하고 자료를 찾아내 객관적 기록을 확보하고 정리했다.

"협회에서 활동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혼자 활동하며 40년 동안 산, 새 등을 찍은 사람들도 함께 선정했습니다. 이렇게 충북의 사진인들을 한꺼번에 모은 것이 보람되지요."

디지털 시대에 앞으로는 이런 작품집이 더는 나오기 힘들 것 같다는 김 작가는 "사진인들의 종합 작품집인 이번 책은 아마 처음이자 마지막이 아닐까 싶다"며 아쉬움을 내비쳤다.

"자료 수집과 편집 과정에 들어간 시간도 적지 않았죠. 사진 종합 잡지를 보는 느낌일 겁니다. 충북의 역사가 담긴, 길이 보존해야 할 것이지요. 이렇게 책으로 나오니 마음이 기쁩니다."

80이 넘었지만 정정한 모습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 작가는 충북의 변화상을 지켜본 장본인으로서 "아직 충북에 남겨야 할 자료가 많이 있다"며 "건강이 허락하는 한 앞으로도 자료들을 정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문상욱 사진가는 "사진가이자 아키비스트(아카이브를 생산하고 관리하는 사람)인 김운기 선생은 그가 살아왔던 당대의 문화, 사회, 정치, 경제, 환경 등 실재를 인문학적 소양을 바탕으로 예리하게 사진이미지로 기록하고 정리해 왔다"며 "이 자료는 개인이 소장하는 자료를 넘어 인류발전을 위한 큰 유산이 됐다"고 전했다.

 

이지효 / 중부매일

 

 

* 인물사진 : 중부매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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