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에 여행을 가기 위해 공항에 들르면 설레는 것처럼 아직도 기차를 타기 위해 역에 가야할 일이 생기면 옛 추억에 젖게 된다. 평소에도 이용하지만 가장 열차를 많이 이용했던 때는 군복무 중일 때였는데 군인 때는 휴가를 갈 때 역마다 있는 TMO(국군철도수송지원반)에서 열차표를 끊어야했다. 무궁화호, 새마을호는 휴가장병에게 공짜지만 KTX는 돈을 더 주고 타야했다. 열차를 고르면서 고민할 필요가 없었던 이유는 KTX를 타보고 싶었던 것도 있지만 일찍 고향에 가고 싶었던 이유가 크다. 웃돈을 줘서라도 이동시간을 줄여 짧은 휴가를 알차게 쓰고 싶었기 때문이다.

 

처음 경험한 KTX의 탑승경험을 표현하자면 ‘경이로움, 신세계’였다. 세상에 이렇게 빠른 교통수단이 있다니, 서울까지 1시간도 걸리지 않는 것을 보면서 부쩍 고향이 가깝게 느껴졌다. 그 전만 해도 무궁화호나 새마을호를 타면서 더디게 고향으로 향했다면 귀가 먹먹하고 빠른 속도에 창밖의 풍경이 순식간에 바뀌는 것이 놀라웠기 때문이다.

이제는 열차를 예매하기 위해 예매사이트를 들여다보면 단연 KTX가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예전에는 새마을호나 무궁화호 사이에 KTX가 간간히 있었다면 지금은 KTX 시간 사이에 드문드문 추억의 열차를 찾아볼 수 있다.

고속철도가 도입된지 어느덧 15년이 되어간다. 지난 1980년대부터 정부차원에서 경부고속철도가 추진되었고 우여곡절 끝에 2004년 4월 1일 개통하였다. 이후 충북에 고속철도가 도입된 것은 지난 2010년의 일이다. 경부고속철도 2단계 개통과 함께 충북선과 KTX의 환승역으로 오송역이 탄생한 것이다.

예로부터 충북도는 국토 한 가운데 자리한 사통팔달의 지역이었다. 작년부터 화두가 됐던 ‘강호축’의 최대 과제도 충북지역 철도고속화 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충북선 철도 고속화사업은 충북도의 최대 현안이자 국가적 과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기존 충북선의 고속화와, 강원도를 연결한다면 X축이 완성된다는 구상이다. 대통령 공약사업에도 포함돼 새 정부들어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오송역을 중심으로 국가 X측 고속철도망 구축과 천안~청주공항 복선전철 사업, 충청내륙고속화도로 건설사업까지 본격화된다면 명실상부한 교통의 메카로 충북이 자리매김할 것이다. 그러나 지난 2014년부터 사업이 추진됐으나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지 못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충북지역 철도고속화 사업은 단순히 교통이 편리해지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상대적으로 경부축 중심의 국토개발로 소외됐던 호남권과 강원권의 균형 발전을 촉진하고 향후 남북이 통일된다면 동북아경제권 진출, 시베리아 철도 연결 등을 위해 필요하기 때문이다. 충북을 중심으로 세계로 뻗어나갈 고속철도는 상상만으로도 즐겁다. 경제, 문화, 교통의 중심지로 떠오를 충북의 미래를 그려본다.

 

이 기 수 / 충북 SNS서포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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