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공무원이 '위안부 트라우마'를 집중분석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충청북도 경제통상국 기업유치지원과 외자유치팀에서 일하는 손정미(여·52·전임계약직·사진)씨는 최근 충북대 대학원에서 영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손씨가 제출한 논문의 제목은 '이창래의 제스처 라이프에 나타난 전쟁범죄와 트라우마'(War Crimes and the Traumas in Chang-rae Lee's A Gesture Life).

의학용어인 트라우마는 '충격적 사건 또는 신체적 부상에 따른 정신적 충격이나 신체적 충격과 관련되며 장기적인 신경증을 유발하곤 하는 증상'이란 사전적 의미를 갖고 있다.

손씨는 논문에서 한국계 미국인 작가인 이창래의 저서 제스처 라이프를 소재로, 일제가 태평양전쟁을 벌일 당시 자행했던 종군위안부 혹사·생체실험 때문에 주인공이 겪게 된 트라우마가 그의 인생전반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를 파헤치고 있다.

트라우마는 극심한 충격을 경험한 사람들만 겪는 정신적 질병이 아니라, 보편적 현대인들도 일상적으로 겪을 수 있는 정신적 증상이라고 손씨는 논문을 통해 주장한다.

이 논문은 전쟁범죄의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 즉 전후 일본군인이 겪는 트라우마도 탐구했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를 갖는다.

손씨는 "주인공의 갈등과 고통을 통해 트라우마의 본질과 해법을 찾기 위해 논문을 쓰게 됐다"며 "일본이 위안부 문제에 관해 공식적인 사죄나 정당한 배상을 하지 않고, 위안부 할마니들의 고통이 여전히 진행중이란 점을 생각하면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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