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이 불어오면 등산을 하고 싶다는 욕구가 생긴다. 뭐하러 힘들게 산을 오르냐는 주변의 핀잔을 들을 때도 있지만 산을 오르면서 계절의 변화를 만끽하는 것은 세상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즐거움이다.

힘들게 정상에 오르면 산 아래의 풍경 속에 우리의 존재가 얼마나 작고 보잘 것 없는지를 깨닫는다. 세상에 이처럼 다채로운 풍경들이 존재했구나도 느낀다. 혼자 올라도 좋지만 여건이 된다면 지인과 함께 오르는 등산도 더욱 묘미가 있다. 산을 내려와 막걸리와 전으로 배를 채우고 정답게 이야기를 주고받는 것은 해본 사람만 아는 즐거움이다.

우리 충북에는 좋은 명산과 걸을만한 곳이 많다. 그중에서도 알프스로 불리는 곳이 있는데 구병산, 속리산, 관음봉, 상학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말한다. 이곳이 충북의 알프스다. 충북알프스는 속리산의 주요 봉우리들을 포함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구병산은 속리산으로부터 동쪽으로 약 4km 떨어진 곳에 있는데 아홉 폭의 병풍을 펼쳐놓은 듯한 모습을 하고 있어 구병산으로 불린다. 대표적인 명산인 속리산은 소백산맥의 줄기에 위치한 곳으로 해발 1058m의 천왕봉을 중심으로 비로봉, 길살봉, 문수봉 등의 봉우리와 문장대, 입석대, 신선대 등의 9대가 백두대간을 잇는 곳이다.

시간적으로 체력적으로 등산이 부담스럽다면 둘레길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충북 보은군과 괴산군, 경상북도 상주시, 문경시로 이어지는 ‘속리산 둘레길’은 94km의 길로 숲과 마을길, 강변길을 모두 만날 수 있는 둘레길이다. 체력에 자신 없어도 충분히 걸을 수 있는 완만한 경사와 부드러운 마사토 흙길을 활용한 꼬부랑길을 걸어보는 것도 괜찮다. 최근에는 꼬부랑길이 전지훈련 코스로 각광 받고 있다고 한다.

봄이 오면 보은군을 가로지는 보청천 벚꽃길도 걷기 좋은 곳이다. 벚나무 4500여그루가 만개한 벚꽃터널은 나들이객들로 인산인해다. 곳곳에는 사진을 찍는 사람들로 붐빈다. 천변둑길을 따라 자전거 대행진도 펼쳐진다. 총 16구간으로 160km의 거리를 자랑하는 대청호둘레길도 많은 사람들의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내륙의 바다로 불리는 대청호를 끼고 걸으며 마을마다 쉬어가면 없던 여유도 느낄 수 있다.

요즘은 걷는 문화가 사라지고 있다. 가까운 거리도 차를 타고 다니며 바쁘게 살아가다보니 풍경을 감상할 일도 없다. 개발과 차량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풍경들, 여유가 없는 마음에도 쉼과 여유의 시간을 마련해야 한다. 이번 주말에는 사랑하는 이와 함께 걷고 오순도순 대화를 하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여유와 쉼이 있는 하루는 열심히 일한 우리 자신에게 주는 최고의 선물일 것이다.

 

이 기 수 / 충북 SNS서포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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