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진의 "내 고향 잠복근무" ⑨
이승진의 "내 고향 잠복근무" ⑨
  • 함께하는 충북
  • 승인 2018.10.02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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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 안 / 저녁

서울역 한쪽 모퉁이에서 돗자리를 깔아놓고 앉아있는 팔도와 비호.

앞에는 급하게 매직으로 쓴 <인삼튀김 팝니다>라는 글자가 써있고 바구니에는 불에 탄 인삼들이 한가득 들어있다.

비호 형님, 이거 진짜 팔릴까요? 까맣게 탄 것도 있는데...

팔도 그럼 돈 없는데 어떻게 하냐? 이거라도 건진 게 다행이지.

기다려 봐. 인삼의 놀라운 효능을 말해주면 안사고는 못 배길 거다.

그 순간 지나가던 젊은 여대생 신기한 듯 쳐다본다.

여대생 이거 뭐에요?

팔도 인삼 튀김입니다. 피부에 좋습니다~ 노화 방지와 피부 트러블 완화에 좋으며..

그러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휙 지나가는 여대생.

비호 안사잖아요. 내가 미쳤지. (울컥) 이게 다 형님 때문이에요. 괜히 나 꼬드겨서...

팔도 뭐 임마! 한탕하겠다고 따라 나온 놈이 누군데!

그리고 니가 인삼 홀라당 다 태워먹었잖아!

비호 그때 분명히 형님이 잘못 말했다니까요!

팔도 기다려라.. 반드시 전화가 온다.. 그때 왕사장 눈빛 봤지?

인생은 도박이야. 주사위를 던졌으니 1이라도 나올 거다.

이때 지나가던 젊은 청년.

남자 이거 뭐에요?

팔도 인삼 튀김입니다. 정력에 좋습니다~ 성기능 향상과 원기 회복에 좋으며...

인삼이라는 말에 다시 휙 지나가는 젊은 청년.

이때 호루라기를 불며 달려오는 역 담당자들.

깜작 놀라 황급히 돗자리를 정리해 도망치는 팔도와 비호.

그때 어딘가로 부터 전화가 오다. 쫓기는 와중에도 거만하게 전화를 받는 팔도

팔도 왕사장, 전화가 늦었군.

목소리 혹시 통화 괜찮은가?

팔도 응? 누구신지?

목소리 왕사장한테 소개를 받았소만.

팔도 아 그렇다면 클라이언트시군.

목소리 당신이 삼에 대해 아주 잘 안다고 하던데

팔도 전국 팔도에 나만한 사람은 없다고 자부하지

목소리 최고급 삼이 필요해.. 아주 향이 강한 놈으로..

팔도 인삼에 대해 잘 아는군. 좋은 삼일수록 향이 강하지.

좋은 걸로 찾아 주리다. 단 먼저 진행비가 좀 필요한데..

목소리 알겠소. 대신 물건을 먼저 찾으시오. 그럼 사람을 보내지.

전화를 끊고 좋아하는 팔도. 비호 옆에서 뭔 일인가 싶다.

팔도 다시 내 능력이 인정을 받는구나. 반드시 최고의 인삼을 찾아서 재기한다!

 

춘봉의 집 / 아침

밥 먹으라는 수향의 앙칼진 외침에 눈을 뜨는 대삼.

벌써 해가 중천에 떠있다.

어제 술 먹어서 그런지 머리도 알딸딸하다.

한편 수향은 마당에 앉아 인삼발(차광막)을 짜고 있다.

손으로 직접 짚을 말아 한올 한올 발을 짜고 있는 수향.

대삼 뭐하냐?

수향 보면 몰라? 차광막 짜잖아.

대삼 그게 아니라 아직도 짚단 쓰고 있어? 요즘 나일론으로 된 거 쓰지 않나.

수향 짚으로 만들어야 통기와 보온이 더 좋아. 옛날부터 우리 마을은 이거만 썼어. 서울 가더니 다 까먹은 거야?

대삼 뭐 대단한 거라고 기억하고 있냐..

밥을 먹으려는 대삼. 그런데 눈이 동그래진다.

반찬들이 전부 인삼이다! 인삼무침, 인삼전, 인삼김치 등

포기하고 된장찌개나 먹으려고 하는데 숟가락으로 떠보니 찌개 안에 둥둥 떠 있는 인삼.

대삼 진짜... 무슨 인삼 못 먹어서 죽은 귀신 있나

수향 기껏 차려주니까... 먹기 싫으면 관둬.

대삼 자식이 성질 머리는... 너 그 성격 못 고치면 평생 시집 못간다.

(수향이 노려보자 움찔한다) 아니, 난 걱정돼서...

수향 됐거든? 내 걱정은 됐고 마을 걱정이나 해. 앞으로 살 거면 도와줄 줄도 알아야지. 요즘 진삼이 안 팔려서 다들 난리야.

대삼 살긴 누가 산다고... 난 공무 수행하러 잠깐 내려온 거뿐이야.

수향 (무시) 다음 달에 지역 축제에 나갈 거야. 1등 판매 부스에는 서울 시에서 홍보관하고 광고도 지원해준대. 그러니 오빠도 좀 도와.

대삼 그런 건 니들끼리 해. 난 파출소에 처 박혀 있을 거야.

수향 여기 파출소 폐쇄된 지가 언젠데...

이때 헛기침 소리를 내며 들어오는 춘봉..

춘봉 대삼이 밥 먹었으면 진삼밭 들어가야지?

헉! 하늘이 노래지는 대삼의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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