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면이 바다와 접해 있고 주변에 강대국이 포진하고 있어, 한시라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지정학적 위치에 한반도가 있다.

최근 국제정세는 소용돌이치고 한반도에 세계의 이목을 집중하며 평화와 꿈의 반도로 부상하고 있다.

그런데 대한민국 지형 중에 한반도의 모습을 닮고 있는 곳이 무려10여 곳이나 된다. 학생들과 대화중에 강원도 영월이 고향인 박 군이 선암마을의 한반도 지형을 자랑삼아 이야기 한 적이 있다. 셀 폰에 담아온 모습을 보니 두말 할 나위 없이 한반도의 형세이다. 미소가 깃들고 신비로웠다. 언제라도 가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내 고향 진천군 초평에도 그에 못지않은 청룡을 품은 한반도 지형의 모습이 있어 방학을 맞아 답사를 했다. 주민이 두타산에 올라 초평호를 바라보다가 한반도지형의 모습을 발견하였다.

이에 진천군에서는 한반도지형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두타산 7부 능선에 14.5미터 높이의 전망대와 전망 데크를 설치했다.

지난 4월 27일 온 세상의 이목을 집중하며 우리 민족 누구나 감격한 남북 정상회담을 꽃피운 올해 준공되어 그 상서로움이 누리에 감도는 것이 사실이다.

초평호가 수놓은 한반도지형을 관망하기 위해 초평면 화산리 서낭골에서 전망대까지 좁은 길을 따라 오르다보니 ‘인류행복•동서화합’이라는 글귀가 비석에 선명하다. 여름 한철 매미가 소리 높여 울고 잠자리 암수 한 쌍이 서로의 꼬리를 물고 하늘 속으로 유영한다. 8월의 빛은 따갑지만 오동나무 잎은 파랗게 팔을 벌리고 환영한다. 점차 넓어지는 능선아래 초평호수가 시야에 마음이 두근거린다. 초평호안에 어떻게 한반도가 살아 숨 쉴까. 기대 반 설렘 반으로 발걸음을 재촉한다. 어느 덧 전망대가 눈앞에 있다. 가까이 나무 계단을 따라 오른다. 사람은 가까이 다가가 볼수록 정과 사랑을 느낀다. 산은 위로 오를수록 조망의 경이와 위용을 보이며 아름다움의 참을 드러내준다.

달팽이 등을 타는 것처럼 둥글게 이어진 계단을 오르니 그야말로 초평호 물속에 그 아름다운 한반도가 편안히 앉아 있다. 위로는 중국이, 아래로는 3면이 바다로 둘러싸였고 우측아래는 일본열도를 형상화하는 지형으로 실제와 흡사하게 다가온다. 더욱이 한반도지형을 감아 도는 초평호 물길이 연결되어 청룡이 하늘 오르듯 꼬리와 날개가 푸른빛으로 멋을 더한다.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며 푸근히 한반도 지형을 안아본다. 해님도 오늘 하루를 쉬지 않고 걸어와 까마득 산등성이에 걸쳐 있다. 그 빛은 하루 중 가장 황홀한 얼굴로 홍시 감처럼 곱다.

서녘 해를 배웅하며 계단을 내려오다 두타산을 다시 한 번 바라본다. 삼국통일의 위업을 완수한 흥무대왕 김유신의 영정을 봉안한 길상사 쪽도 바라본다. 한반도를 사이에 두고 밀고 당기는 북미간의 협상도 잘 진전되어 영원한 평화의 꽃이 상처의 흔적도 많은 한반도를 달래주길 기도해본다.

생각은 서로 통하고, 막힌 것은 서둘러 열어주고자 하면, 몸을 낮추고 멈춤 없이 흐르는 물처럼 따라 할 일이다. 이름도 어여쁜 우리의 초평호가 그러하다. 초평호는 우리 충북에서 가장 큰 저수지로서 1958년부터 십 여 년에 걸쳐 한미협조로 이루어진 걸 작품이 아닌가.

초평호가 건네주는 잉어, 뱀장어, 가물치, 붕어는 가히 명물이다. 전국에서 강태공들을 불러 모은다. 시래기를 넣어 통째로 쪄서 내놓는 붕어찜은 발걸음을 꼭 붙든다. 붕어마을 동네아낙이 차려온 붕어찜을 흐뭇이 대하고, 한반도 지형 서쪽 건너편으로 농다리를 천년의 선조들처럼 건널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를 위해 초평호를 한반도지형 랜드마크로 조성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간절하다. 무궁화 꽃 가람 랜드, 물푸레 복합공원, 한반도 전망파크로 구성된 ‘한반도 하모니 랜드’조성을 위한 연구결과가 값지다.

한반도 지형에 무궁화동산을 조성하고 각종 편의시설을 갖춰 무궁화 한반도축제와 해넘이‧해돋이‧새해맞이 축제 프로그램 등을 연계해 나간다면 관광 인프라로서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한걸음 더 나아가 초평호에 생태탐방선을 띄우고 한반도 둘레길을 조성하여 농다리와 관광네트워크가 이루어지면 명실상부한 나라사랑 관광명소가 될게 아닌가.

어쩌면 전국에서 가장 한반도지형에 가까운 초평호 한반도지형은 '동방을 수호하는 신성한 용' 청룡과 함께 한반도의 평화와 비전을 새롭게 할 것이다.

 

 

정 관 영 / 공학박사 우석대학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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