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은 예로부터 교통의 중심, 군사적 요충지였다. 삼국은 충북을 차지하기 위해 사력을 다했는데 그 대표적인 예가 충주시다. 중원문화의 중심이라고 말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남한강 때문이다. 삼국이 번갈아 차지했던 물길들. 이곳의 남한강의 물줄기를 따라 가면 걸어서 며칠씩 걸리는 서울도 이틀이면 당도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남한강의 풍부한 수자원은 비옥한 토지에서 농업이 가능하게 했다.

군사적으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던 지역인 만큼 곳곳의 山마다 산성이 있다. 산성을 쌓아두고 높은 곳에서 적의 움직임을 보고 외침에 대비했을 것이다. 지금은 방어의 목적보다 산성이 가진 문화재적 의미가 부각된다. 산성이 가진 지리적 위치, 다시 말해 아름다운 경관을 한 눈에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충북은 비록 바다는 없지만 내륙의 바다로 불리는 ‘충주호’를 비롯하여 수려한 자연경관, 산과 들이 아름다운 고장이다. 출퇴근길이나 교외로 나들이를 나갈 때면 잘 보존해놓은 자연경관에 마음 속 깊이 감동과 감사함을 느낀다. 멀리서 손님이라도 찾아오면 갈 곳이 많아 오래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태어나고 자라고 여기서 머문다는 것이 자랑스럽기도 하다.

자랑할거리가 많지만 충북은 걷기 좋은 곳이 많다. 곳곳에 잘 닦아놓은 길을 걸으면 심신의 피로와 스트레스가 사라진다. 한자의 休가 사람이 나무에 기댄 형상을 한 것처럼 휴일은 먹고 즐기기보다 자연 속에 함께 있을 때 더 가치를 가진다.

가장 유명한 길은 충북 괴산의‘산막이옛길’이다. 칠설명 사은리 사오랑 마을에서 산골마을인 산막이 마을까지 연결된 총 길이 4km의 길에는 옛길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복원된 산책로에는 나무받침을 만들어 환경훼손을 최소화하였던. 산과 물, 숲이 어우러진 괴산 아름다움의 백미다.

산막이옛길이 끝나는 지점부터는 충청도양반길이 이어진다. 앞의 데크길과는 다르게 흙길을 보존해놓아 걷는 재미가 있다. 아름다르 자연송림과 다양한 수목, 야생화초를 만나면 이 지구라는 별에, 대한민국에 나라는 존재 외에도 다양한 생물들이 살아 숨쉬고 있음을 느낀다.

도시의 개발과 자동차로 인해 걷기문화가 퇴색되고 있다는 것은 안타깝다. 보행의 문화가 사라진 곳에서는 치열함과 허무함이 있을 뿐이다. 느리게 느리게 걷고 생각하며 사유의 힘을 길러야 할 시대다.

이 기 수 / 충북SNS서포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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