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설지공(螢雪之功)’, 가난한 사람이 반딧불과 눈빛으로 공부함을 일컫는 사자성어다. 기록에 따르면 실제 반딧불 불빛으로 공부를 하여 결국 벼슬길에 올랐다는 이야기도 전해지고 있다. 얼마나 가난했으면 호롱불 하나도 밝힐 수 없었을까 싶으면서도 학업을 위해 반딧불을 잡아서 공부할 생각을 했을까 여러 생각이 들게 하는 사자성어다.

반딧불이는 우리에게 개똥벌레라는 명칭으로 더 알려져 있다. 곤충은 많지만 그 중에서도 반딧불이는 단순한 곤충이 아닌 그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필자도 우연찮게 실제로 한 번 본 적이 있는데 은은한 불빛을 보는 순간 단번에 마음을 빼앗겼다. 주로 영화 속에서도 로맨틱한 장면이나 남녀 주인공이 사랑에 빠질 때 등장하는 단골 소재로 여름 밤하늘의 진정한 주인공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렇다면 반딧불이는 왜 불빛을 내는걸까? 저녁 9시쯤 모습을 드러내는 반딧불이는 야행성 곤충이다. 불빛을 내는 이유는 짝짓기를 위한 유혹의 신고라고 한다.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기 위한 생존의 원리인 것이다. 반딧불이의 몸 안에 있는 특수한 발광 세포들이 화학적으로 결합하면 빛이 나는데 많은 사람들이 실제로 반딧불이를 본 적이 없어 모르겠지만 수컷은 2개의 불빛을, 암컷은 1개의 불빛을 낸다고 한다.

부모님의 이야기로는 유년시절 시골에서 흔하게 볼 수 있었다고 한다. 최근에는 보기 어려운 이유가 무엇일까? 반딧불이는 오염이 없는 깨끗한 곳에서만 서식하기 때문이다. 요즘은 생태환경이 잘 보존된 일부 지역에서 드물게 반딧불이를 볼 수 있다. 개발과 오염으로 인해 반딧불이의 설자리가 점점 사라지고 있는 것이 아쉬운 부분이다. 환경을 잘 보존하지 않으면 가까운 미래에 다시는 영롱한 불빛을 볼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되면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들어낸 가짜 반딧불만을 TV로 보는 세상이 올지 모른다.

반딧불이를 보기 위한 곳은 어디일까? 충북 옥천의 안터마을은 이 맘때 반딧불이를 볼 수 있는 생태 환경이 잘 보존된 곳이다. 대청호를 끼고 있으며 주변 환경이 깨끗하여 서식지로서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안터마을은 매년 5월말부터 마을에서 자생하는 반딧불이를 탐사하며 반딧불이의 일대기 및 서식지에 대해 배우고, 환경보존을 위해 할 일을 알아보는 생태축제인 ‘반딧불이 축제’를 개최한다. 축제는 지난 5월 25일을 시작으로 오는 6월 9일까지 열린다. 특히 이번 주말이 절정에 이를 전망이다.

하루아침에 이런 축제를 만들 수 없었을 것이다. 안터마을 주민들의 노력으로 10년 전부터 이곳에서 반딧불이가 살 수 있는 조건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이번 축제를 통해 부모님의 유년시절 추억을 함께 공유하고 우리가 함께 공존해야 할 자연과 여러 생명체에 대해서도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이 기 수 / 충북SNS서포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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