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기 시인 백곡 김득신과 같은 문인의 정기가 살아 숨 쉬고 학문과 문학사상의 자취가 넘쳐나는 문향의 고을, 삼한시대에서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조상의 슬기로 이루어진 값진 증평은 살기 좋은 넉넉한 인심으로 우리의 영혼을 살찌우고 있다.

망월산에서 올려다보면 거북이형상을 띠고 있는 증평군의 최고봉 좌구산은 나라의 대사를 밀의(密意)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산이요. 옛 조상들의 피난처로 유서 깊은 명산이다. 좌구산 계곡은 수정같이 맑은 물과 시원한 삼림욕을 할 수 있는 풍광이 아름다워 전국에서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한반도의 중심에 충북이 있다.
충북 문화의 중심에 예술이 있다. 그 예술의 중심에 우리의 삶이 있다. 예술은 지혜와 고뇌, 정열의 결정체이다. 그 결정체는 인고의 세월과 연마의 땀을 빌어 비로소 빛을 발한다. 그 빛이 나를, 우리를, 세기를 뛰어넘어 영원으로 치닫는다. 그리하여 개인의 삶과 사회의 구석구석을 비추고 끝내는 세상을 밝힌다. 영혼까지도...예술의 힘은 이토록 존엄지대하고 위대하다.

일찍이 혹자는 우리의 가장 고유한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고 역설한 적도 있다. 세계화시대에 합류하여 동참하는 것도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이지만 우리의 정체성이 스며있는 고유문화를 전승하고 창달하는 것 또한 매우 의미 있는 것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일찍이 영국의 희곡작가인 버나드 쇼는 ‘예술은 채찍을 사용하지 않고 인간을 교육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다.’ 라고 갈파한 적이 있다. 분명 예술은 인간의 정서를 순화시키고 미화시키고 정화시키고 심화시킨다.
자연은 아름답다. 인간도 아름답다. 예술은 더욱 아름답다. 절대자가 자연과 인간을 아름답게 창조하고 지켜나간 예술인은 창작을 통해 아름다운 작품을 만든다.

2004년부터 열리고 있는 증평들노래축제가 16일부터 증평민속체험박물관 일원에서 다채롭게 열렸다.
'전통과 현대, 그 아름다운 만남'이란 주제로 열린 축제에서는 장뜰두레농요와 '증평 애환의 아리랑 고개가 시연되었다.

장뜰두레농요는 증평에 전해 내려오는 대표적인 노동요로 증평읍 증평·남하리 등에서 논농사를 지을 때 불렸다. 밭일하는 소리, 시집살이 소리, 물레 돌리는 소리, 집터 다지는 소리, 길놀이, 들 나가기, 화평 및 풍년기원 제, 두레 풍장, 점심참 놀이 등으로 구성되어 지역고유의 농경문화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더욱이 선비들의 멋들어진 풍류 문화를 재현한 황진이와 곡주 한 잔 등 문화예술 공연과 증평을 노래하자, 랄랄라 콘서트 증평 스타콘서트 등 새로운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주민들의 축제 참여도를 높인 것이 눈에 띄었다.

행사장 주위에서는 각종 체험행사 및 전국규모의 대회‧공연이 펼쳐졌다. 전국시조경창대회, 전국국악경연대회, 전국사진촬영대회 등 전국규모의 대회도 함께 열려 축제의 열기를 높였다. 축제장에는 풍성한 체험거리가 마련되어 온가족이 모내기, '묶음 모' 멀리 던지기, 농사용 깃발 뽑기, 감자 캐기, 보리타작, 우렁이·물고기 잡기, 들노래 배우기도 펼쳐져 농촌문화를 몸소 체험하는 기회를 가졌다.

또한 중앙광장 비닐하우스 일원에서는 캐릭터 블록 만들기, 나만의 머그잔 만들기, 도자기 물레 체험, 단오음식체험과 향초제작을 할 수 있는 오감 체험장도 인기가 대단하다. 특히 냉수욕장 등 물놀이시설이 마련되어 축제장을 찾은 어린이들의 더위를 식혀주어 큰 인기를 끌었다.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지는 증평들노래축제는 '증평의 농경문화’를 알게 하고, 전통문화와 현대문화가 어우러진 종합문화예술을 만끽할 수 있었다.

정 관 영 / 공학박사, 우석대학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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