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꽃동네 오웅진 신부와 최귀동 할아버지. '1980년 사랑의 집앞에서'

음성의 꽃동네는 충청북도의 대표적인 종합 사회복지시설, 아니 전국적인 사회복지시설이라고 말하는 것이 더 적확한 표현일 것이다. 작은 움막으로 시작해 18명의 걸인들을 수용했던 꽃동네가 지금은 종합 사회복지시설로 거듭난 것은 알면 알수록 한 편의 드라마 같다.

많은 사람들이 꽃동네의 존재는 알고 있으면서 설립배경에 대해 모르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꽃동네가 설립되기 까지는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그 시작은 1976년이다. 당시 무극성당 주임신부로 부임한 오웅진 신부가 최귀동 할아버지를 만났는데 할아버지는 거동이 불편한 부랑인들을 모아 식사 등을 제공하며 헌신적으로 돌봤다고 한다.

원래 할아버지는 지역의 부잣집 자제였으나 일본 징용 후 고국에 돌아오니 오갈 데 없는 신세가 되어 무극다리 밑에 거처를 마련하게 됐고, 자신의 몸을 돌보기도 어려운 그 시절에 걸인들을 위하여 남은 밥을 얻어와 나눠주었다. 최귀동 할아버지의 헌신적인 사랑에 감동한 오웅진 신부는 작은 움막인 사랑의 집을 짓고 걸인들을 수용하였고 이후 1983년 현재의 맹동면 인곡리에 꽃동네 첫 건물이 완공된다. 이후 노인요양원, 사랑의 연수원. 꽃동네대학교 등을 개교하며 종합 사회복지시설로 성장하게 된다.

현재의 꽃동네는 더 이상 작은 움막이 아니다. 부지 1만평에 수용인원이 3000명이나 되고 경기도 가평, 강화도, 옥천, 서울, 청원, 청주 뿐만 아니라 미국, 필리핀 등 해외에도 5곳이나 운영할 수 있는 곳으로 성장하며 어려운 이웃들과 함께하고 있다.

최귀동 할아버지는 1986년 가톨릭 대상(사랑부문)을 수상하며 당시 부상으로 120만원을 받는데 그 돈을 자신을 위해 쓰지 않는다. 설립자인 오웅진 신부에게 건네며 노인요양원 설립을 위해 기부를 한 것이다. 이후 요양원에 생활하다 1990년 지병이 재발하여 세상을 떠나셨는데 마지막 순간까지(유서를 통해) 안구를 기증하여 젊은 청년에게 빛을 선사한다.

최귀동 할아버지를 가리켜 ‘거지성자’라고 부른다. 할아버지의 숭고한 정신은 지금은 축제를 통해 전해지고 있다. 해마다 음성군에서는 ‘품바축제’가 열리는데 올해는 오는 5월 23일부터 27일까지 음성군 설성공원과 꽃동네 일원에서 개최되었다.

이번 19회 품바축제는 ‘전국 품바왕 선발대회’를 비롯하여 관광객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품바 길놀이 퍼레이드’, 품바주점 등 다양한 체험과 공연이 펼쳐졌다. 품바축제는 2018 문화관광 유망축제로 선정되는 등 매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이 기 수 / 충북SNS서포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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