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라밸’이라는 단어가 인기다. 풀이하자면 "Work and Life Balance", ‘일과 삶의 균형’을 뜻하는 말이다. 영단어의 앞 글자를 딴 신조어라고 볼 수 있다.

사실상 자본주의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워라밸’은 상극의 개념이다. 자본주의 시스템에서의 최고의 가치가 생산성과 효율이기 때문이다.

역사책을 살펴보면 문명의 시작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워라밸이 존재했던 적이 있었나 싶다. 과거의 사람들은 조금 다른 의미에서의 삶의 균형을 꿈꿨다. 산업혁명이 일어나기 전에는 대부분의 직업이 ‘농업’이었기 때문이다. 현대에 와서 노동관이나 라이프 스타일이 변화하며 비로소 워라밸의 개념도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를테면 옛날 사람들은 하루를 24시간으로 했을 때 8시간이라도 취침을 하길 원했다고 한다. 이제는 8시간 취침, 8시간 일, 8시간 여가시간이 대세로 자리 잡았다. 과거에는 2분의 1이었던 일과 삶의 균형이 3분의 1로 세분화 된 것이다.

처음 워라밸의 개념이 탄생한 것은 일하는 여성들과 가정의 양립으로 인해 생겼다고 한다. 먹고 사는 문제로서의 일(work) 보다 인간다운 삶을 바라는 생활(Life)로서 균형을 잡아야 함을 인식하면서부터 더 이상 일에 매몰되지 않으려는 움직임이 커졌다고 볼 수 있다. 이제 워라밸은 여성에 국한되지 않는다. 바쁘고 자기 시간이 없는 직장인들, 일에만 매달려 가정을 돌보지 못하는 이 시대 대부분의 현대인들에게 워라밸은 간절히 바라는 것 중에 하나다. 여성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가사와 육아는 더 이상 남녀의 성별로 결정되지 않는다.

한편 정부에서도 워라밸은 핫이슈다. 현 정부의 최대 과제 중 하나는 ‘고용노동’이다. 이를 다시 나누면 ‘일자리 창출’과 ‘근로시간 단축’, ‘최저임금 인상’으로 볼 수 있다. 그 중에서도 근로시간 단축은 얼마 전 정부의 안에 따라 주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한다는 법안이 통과되었다. 예전 칼럼에도 언급했지만 한국은 멕시코를 제외한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노동시간이 많은 나라다. 아이러니하게도 생산성은 시간대비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것이 문제다.

많은 지자체와 기업에서도 워라밸을 정착시키기 위한 노력이 시작되고 있다. 유연근무제, 시간선택제 라는 근무제도 등을 통해 장시간 근로문화를 개선하고 가족의 날 등을 통해 야근을 하지 않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가정의 행복, 일상의 행복이 있을 때 비로소 일터에서의 행복도 존재한다. 일상이라는 축이 무너지지 않도록 우리의 인식과 제도가 균형을 잡길 바란다.

이 기 수 / 충북SNS서포터즈

저작권자 © 충북도정소식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