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간 한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외국 소설가는 누구일까? 시중의 한 대형서점에서 집계한 결과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을 쓴 ‘히가시노 게이고’가 1위를 차지했다고 한다. 아직 작가의 책을 읽어보지 못했지만 수년째 베스트셀러에 오른 것은 책에 관심있는 독자라면 대부분 들어봤을 것이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 외에도 일본문학은 특유의 기발한 상상력과 감성적인 문체로 한국 독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내게도 익숙한 일본작가가 있다면 히가시노 게이고에 이어 2위에 오른 ‘무라카미 하루키’다. 하루키는 현재 진행형으로 사랑받는 작가다. 이제 자주 노벨상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다. 탈아시아, 어찌 보면 전 세계 독자들이 하루키의 이름만으로도 소설을 고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처음 하루키의 문학을 접했던 것은 군 시절이었다. 그때는 일부 하루키의 작품이 ‘금지서적’으로 취급되던 시절이었데 내가 읽은 작품은 『상실의 시대』였다. 몰래 숨어서 읽던 이 작품은 전 세계 누적 1000만부 이상을 기록한 대중적인 작품이다. 상실의 시대의 원제는 『노르웨이의 숲』이지만 국내로 번역되며 제목을 바꾸게 된다. 젊은 세대들의 한없는 상실을 담담하게 그려낸 작품으로 평가 받는데 어쩐지 원제보다 번역한 제목이 익숙하게 느껴진다.

그의 대부분 작품은 세계 40여 나라에서 번역‧ 출판되고 있다. 미국과 유럽 쪽에서도 하루키의 사랑은 남다르기에 ‘하루키 전집’이 발행되어 인기를 끌고 있다. 하루키는 사실상 픽션과 논픽션을 넘나드는 천상 글쟁이다. 그의 수필집에서는 요즘 유행하는 단어인 ‘소확행’, 즉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라는 개념이 나온다.

‘갓 구운 빵을 손으로 찢어 먹는 것, 서랍 안에 반듯하게 접어 넣은 속옷이 잔뜩 쌓여 있는 것, 새로 산 정결한 면 냄새가 풍기는 하얀 셔츠를 머리에서부터 뒤집어쓸 때의 기분…’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나의 소확행은 무엇인가. 추웠지만 마음껏 숨쉴 수 있었던 지난 겨울이 행복이다. 날마다 봄을 만끽할 수 없지만 어쩌다 찾아온 화창하고 따뜻한 어느 봄날도 행복한 날이다. 올해는 우리 주변에서 만날 수 있는 소소한 행복을 많이 느낄 수 있는 날이 많아지길 바래야겠다.
 


 

이 기 수 / 충북SNS서포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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