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의 열정
캠퍼스의 열정
  • 함께하는 충북
  • 승인 2018.03.20 17:20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밤 봄비가 소리 없이 내리더니 한낮엔 창을 때리며 굵은 빗방울이 봄을 시샘이라도 하는 듯하다. 새 학기를 맞는 교정은 새내기들의 모습과 웃음 속에서 꽃으로 피어난다. 한껏 기대를 안고 입학한 신입생들의 밝은 담소가 정겹다.

캠퍼스는 젊음이 분출하고 봄꽃이 만발한 듯 눈앞이 환해진다. 강의실은 온기가 느껴져 주인을 맞은 캠퍼스는 곳곳에서 희망이 샘솟는다.

우리대학 강의실로 올라가는 테크노관 앞뜰이 지난주와 별 차이가 없는 듯 보였으나 자세히 보니 확연하게 변한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나란히 서있는 매실나무와 산수유가 자태를 뽐내며 학생들을 반겨준다. 매화는 이에 질세라 특유의 향기를 발한다. 북풍설한에도 향기를 잃지 않고 꿋꿋이 피는 매화를 일컬어 선비의 고상한 품격을 상징하기도 한다. 더욱이 잎이 지고나면 죽은 것 같으나 다음해 다시 꽃을 피워 아름다움을 본다.

본관 뒤뜰에 있는 매실나무는 이제야 꽃을 피웠다. 같은 청 매화라도 어느 곳에 뿌리를 두었느냐에 따라 이렇게 다르다. 양지바른 곳에서는 일찍 꽃을 피웠는데 음지에 서있는 매실은 이제 막 꽃을 피운다. 처해있는 환경에 따라 개화시기까지 차이가 나니 환경의 중요성을 새삼 실감케 한다.

대학의 3월은 신입생들의 입학으로 설레는 달이다.

처음 강단에 선 이후로 지금까지 학생들과의 첫 만남이 가장 기대가 되고 설렌다. 첫 만남에서 항상 학생들에게 물어보는 질문은 ‘이루고 싶은 꿈이 무엇인지, 대학생활의 목표가 무엇인지’에 관한 것이다. 이에 대해 학생들의 반응은 매우 다양하다. 쉽게 답을 하지 못하고 우물쭈물하거나 마치 정확한 답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여 대답을 꺼리기도 한다.

학생들에게 선배의 입장에서 “지금부터라도 자신의 미래를 위한 꿈을 그려 보라”고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매년 건축학과에 입학하는 신입생들을 처음 접하면서 가졌던 느낌은 대부분 소심하거나 자신감이 없고, 미래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의기소침한 학생들이 자신감을 회복하고 적극적으로 변화하는 계기가 있다. 학교에서 건축과제전을 하거나 공모전을 할 때이다. 학생들이 어려운 가운데도 인내하며 스스로 밤을 지새우고 공동체를 이룬다. 간식도 나누고 소통하며 어려움을 감내하기 때문이리라.

강의 중 ‘현장실습과정’을 경험하면서 자신감이 붙는다. 이 과정을 거치는 동안 학생들은 학교에서 습득해온 실무기술을 익힘으로써 타과 학생들보다 더 빨리 업무에 동참하게 되고, 사회 구성원으로 인정받는 경험을 할 수 있다. 학교에서 이미 실무에서 사용하는 프로그램과 기술, 건축설계를 배운 학생들이 취업하여 바로 실무에 투입되어도 손색이 없다. 본인들이 다른 학생들을 가르쳐주거나 회사에서 실무 적응이 더 뛰어나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사회생활이 점점 즐거워지고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었다고 한다.

건축의 학문은 상상력으로 건축을 창조하고 디자인을 하는 일이다. 훌륭한 건축가가 되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어떻게 느끼고 생각하며 반응하는지 잘 관찰하여야 한다. 또한 사물의 특징도 포착할 수 있는 예리함과 관찰력을 키우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창작하는 사람의 꿈과 희망이 살아있어야 훌륭한 건축가가 될 수 있고, 누구나 열정이 있어야 꿈을 이룰 수 있다’ 그 열정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멀리보고 천천히 이뤄도 결코 늦지 않으리라.

학창시절을 반추해보니 희망에 벅차기도 했지만 때로는 방황하고 고뇌 속에 보낸 적도 있다. 청소년기는 가치관이 형성되며 일생동안 기쁨과 슬픔을 함께 할 벗을 사귀는 시기이다. 어느 사람을 만나고 무슨 책을 읽고 어떤 생각을 하느냐에 따라 삶의 방향과 질이 결정되는 시기이다.

에드워드 버틀러는 “모든 사람들은 때때로 열정적이다. 30분의 열정을 가진 사람도 있고, 30일의 열정을 가진 사람도 있다. 그러나 인생에서 성공한 사람은 30년 동안 열정을 지속한 사람이다”라고 말했다. 우리 학생들이 자신의 삶에서 최선을 다하는 자세와 공동체로 소통하는 건축가가 탄생되기를 소망한다.

각박한 세태에서도 캠퍼스의 낭만을 즐기자. 매화꽃 향기 따라 아름다운 풍경화가 펼쳐지듯이 그 풍경을 아우르는 학생들의 모습을 그려본다.

정 관 영 / 공학박사 우석대 겸임교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박 별 2018-03-21 12:14:35
그 옛날 봄의 캠퍼스에서 꿈을 찾아 거닐던 그곳!
요즘 학생들은 깊게 더 넓게 미래를 생각하려는 진지함이
30년동안 열정을 지속하려는 의지가 보배지요. 좋은 칼럼 읽고 봄비 내리는 교정으로 가봅니다.

  • (28515) 충청북도 청주시 상당구 상당로 82(문화동)
  • 대표전화 : 043)220-2083
  • Copyright © 2012~2019 충청북도인터넷신문. All rights reserved.
  • 본 웹사이트는 이메일 주소가 무단 수집되는 것을 거부하며, 위반시 정보통신망법에 의해 처벌됨을 유념하시기 바랍니다.
QR코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