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가 곱상하다는 이유로 군대에 있을 때 선임들이 자주 놀리곤 했다.그 때는 농담이려니, 그러려니하고 넘겼는데 10년이 지나고 나서 생각하니 ‘성희롱’을 당했다는 생각이 든다. 왜 나는 그때 바보처럼 웃고 한 마디하지 못했을까?

남자인 나도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을 종종 당했는데 우리 사회의 여성들의 상황은 더욱 좋지 않다. 특히 지난 해 헐리우드에서 시작된 ‘미투 캠페인(Me Too movement)’은 미국에서 벌어진 성폭행과 성희롱 행위를 비난하기 위해 사회관계망 서비스인 SNS에서 해시태그로 ‘나도 그렇다’는 뜻의 (#metoo)를 다는 행동에서 시작된 운동이다.

2017년 미투 캠페인을 제안한지 24시간 만에 약 50만 명이 넘는 사람이 리트윗하며 지지를 표했다. 또한 8만여 명이 넘는 사람들이 해시태그를 달아 자신의 성폭행 경험을 폭로하며 전 세계적으로 퍼지게 된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평창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와중에도 미투캠페인은 뜨거운 감자였다. 가장 깨끗해도 모자랄 사법기관인 검찰을 비롯하여 문학, 공연계 등의 속사정이 적나라하게 폭로됐다. 파도 파도 나와도 나와도 끝이 없을 만큼 추악한 성추문이 쏟아져 나와 많은 이들을 아연실색케 했다. 우스갯소리로 “이제는 해당 되지 않는 사람을 찾는 게 어렵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특히 누구나 이름을 알법한 각계각층의 저명한 인사들이 이번 폭로로 자신의 이름을 뜻하지 않게 알렸다. 그들의 추악한 범죄행위를 보면서 권력과 명망이란 얼마나 허무한 것인지, 우리 사회에 만연한 성폭력의 구조를 다시 생각하게 됐다.

이번 일로 하여금 성평등지수와 여성인권지수 등 사회의 자정시스템과 인식이 건전하게 작동하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정부도 최근 발표를 통해 ‘미투 운동’을 적극지지 한다고 밝혔다. 대통령은 “우리 사회 전 분야로 미투운동이 확산되고 있다”며 “곪을대로 곪아 언젠가는 터져 나올 수밖에 없었던 문제가 이 시기에 터져 나온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성평등과 여성의 인권지수는 한 나라와 지역이 보다 성숙한 사회로 가는 지표 중에 하나다. 지난해 여성가족부에서 발표한 전국 16개 시·도의 성평등 지수를 살펴보면 강원·대전·서울·전북 등이 성평등 상위지역으로 분류된 반면 충북은 중상위에서 중하위로 전년대비 한 단계 하락했다. 전국적으로 상승하는 와중에도 하락한 지역이 제주도와 충북 단 두 곳이라는 사실을 보면서 아직도 우리 지역과 여성의 인권지수나 성평등지수 향상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나의 어머니, 나의 딸, 나의 누나라는 마음으로. 그들과 함께 한다는 마음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여성 뿐만 아니라 사회적 약자를 돌보고 아끼는 마음을 가질 때 평등해지고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 기 수 / 충청북도SNS서포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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