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의 건강만큼이나 정신의 건강을 중요시하는 시대에서 그동안 힐링이란 뜻은 여러 형태로 변화했다. 이후에 나온 로하스(lohas), 욜로(yolo), 휘게(Hygge) 등의 트렌드는 단어의 사전적 정의만 다를 뿐 추구하는 방향은 인간의 ‘행복’이나 ‘여유’라는 점에서 같다. 행복의 트렌드나 수많은 자기계발서적, 명상, 멘토를 앞세운 도서가 인기를 끄는 현상은 이 시대의 결핍된 것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는 척도며 또한 스스로 치유할 능력이 없는 사람이 늘고 있다는, 정신적으로 고통 받고 피로한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방증일 것이다.

예전에는 신체적 질병이 많았다면 최근에는 정신적 질병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은 것도 이러한 현상과 무관하지 않다. 내 주변만 해도 취업, 결혼, 직장, 가정에서의 갈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고민의 무게만 다를 뿐, 이 세상에 고민이 없는 사람은 없다는 것을 느낀다. 이런 저런 고민을 들어주긴 하지만 나 또한 이야기할 수 있는 어려움과 이야기 할 수 없는 어려움, 존재하는 고민, 존재하지도 않는 고민 사이에서 막연한 불안함 느끼는 소시민 중 하나다.

정신병의 발병은 나날이 늘어 가는데 이것을 바라보는 우리의 태도는 얼마만큼 진보하였을까. 일반적으로 ‘정신병’이라고 하면 낯설거나 이상한 것, 나와 다른 사람이라는 생각을 떨치기 어렵다. 하지만 현대사회처럼 다양하고 복잡해지는 사회와 관계 속에서 정신병의 증가는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현상이다.

얼마 전 외국 청년들이 한 자리에 모여 토론을 하는 TV프로그램에서는 우리나라의 경우 정신과 진료를 받거나 정신병이 있다고 하면 이상한 시선으로 보지만 외국의 경우 정신과 진료를 받는 사람들을 오히려 ‘여유가 있는 사람’, ‘자신의 정신건강을 챙기는 사람’으로 본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정신적인 어려움이 전혀 없는 사람은 없다면 그것을 어떻게 대처하느냐는 중요한 문제다. “상황을 좋게 하는 것은 선(善), 상황을 나쁘게 하는 것은 악(惡), 상황에 아무런 대처도 하지 않는 것은 최악(最惡)”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만약 관리나 치료에 막막함을 느낀다면 지자체에서 지원하는 정신건강센터를 찾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정신건강센터는 각 시군에 있는데 우리 도에는 보건복지부, 충청북도가 지원하고 충북대학교병원에서 위탁 받은 ‘충청북도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가 있다. 센터는 정신질환의 예방 및 조기치료, 자살예방 및 위기개입 등을 담당하는 곳으로 도민의 정신건강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뼈가 부러지면 깁스를 하듯, 마음이 부러졌을 때도 적절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소설 해리포터에는 의미심장한 대사가 있다. “우리의 진정한 모습은 ‘능력’이 아니라 ‘선택’으로부터 나타난다”. 최선과 최악 중에 무엇을 고를 것인가는 명확하다.

이 기 수 / 충청북도SNS서포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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